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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국민일보]김선배 총장의 신약성경 둘레길 7
작성자 부속실 날짜 2020-06-18 16:28:56 조회수 132


[김선배 총장의 신약성경 올레길] 요한복음, 초월의 로고스로 예수님 존재를 선포

<7> 영원한 ‘로고스’

비교적 평탄했던 공관복음의 올레길은 은혜의 계곡이며 비경이었다. 이제 넘어서고 보니 조금은 낯설고 가파른 요한복음의 고개와 마주하게 된다. “태초에 말씀(로고스)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요 1:1)

이 충격적인 선언으로 문을 연 요한복음의 신비한 계곡을 넘어가 보자. 요한복음의 올레길에는 주요 이정표가 있다. ‘로고스’ ‘세상’ ‘나는…이다’ ‘표적’ ‘유월절’ ‘영생’ ‘보혜사’와 같은 개념이다.

우선 요한복음의 관점은 인간이 가늠할 수 있는 시공간의 한계를 초월한다. “요한복음의 시작은 창세기의 시작을 뛰어넘는 것으로 시간적(temporal)이라기보다 질적인(qualitative) 측면”이라고 말한 레이먼드 브라운을 비롯한 여러 학자들의 보편적 인식이다.

요한복음은 예수님의 존재를 ‘로고스’라 지칭한다. 예수님의 성육신에 시공간을 초월한 영원성이 전제된 것이다. 로고스는 단순하게 ‘말’ 또는 ‘언어’가 아닌 우주를 움직이는 ‘초월적인 존재’다. 당시 최고의 신을 지칭하는 개념이기도 했다.

요한복음 1장 1절의 ‘태초’는 창세기 1장 1절과 표현의 형식적 일치에도 불구하고 신학적 의미는 다르다. 창세기에서는 인간 기준의 시간과 공간 속에서 나타나는 하나님의 행위를, 요한복음에서는 영존하는 로고스를 나타낸다. 다른 복음서와 달리 예수님의 출생지, 출생과정, 족보 등의 소개가 없는 요한복음은, 곧장 초월과 신비의 로고스로 예수님의 존재를 선포한다.

로고스가 이 땅에 내려오셨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의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이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더라.”(1:14)

당시 문화권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충격적인 선언이다. 인간과 신의 세계 경계 속에서 인과응보로 인한 존재의 탈바꿈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헬라 문화권에서는, 신이 인간이 된다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었다. 이렇듯 요한복음이 바라보는 시야는 지리적·인종적·문화적 폭을 초월한다.

영존하는 예수님은 영원 전부터 세상의 모든 영역을 주관하는 분이다. 급기야 하나님이 세상을 구원하시기 위한 유일한 길이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3:16)

여기서 ‘세상’은 우주를 의미하는 헬라어 ‘코스모스’다. 요한복음에만 80번 정도 반복하는 이 단어를 통해 로고스의 출현이 역사 속에서 구체화된다.

요한복음은 또 예수님이 스스로 정체를 밝히시는 대목을 부각한다. “나는…이다”라는 선언은 요한복음에만 등장하는데 분명하고 직설적이다. “나는 세상의 빛이다”도 같은 맥락이다. 다른 복음서와 달리 예수님의 존재가 처음부터 분명하게 선언된다. 표적들의 전개 과정도 그의 존재를 분명하게 만든다. 물을 포도주로 바꾸는 표적에서 시작해 병자와 시각장애인의 눈을 치유하시고 죽었던 자를 살리시며 마지막에는 예수님 자신이 부활하신다.

사실 요한복음은 다른 복음서에 비해 부활보다는 예수님의 죽음 사건을 세밀하게 묘사한다. 표적들도 십자가의 희생과 죽음을 축으로 전개된다. 요한복음에서 반복되는 유월절 이미지도 예수님의 희생과 죽음을 강조한다. 공관복음에서 그는 공생애에 단 한 번 유월절을 위해 예루살렘에 가지만, 요한복음에는 최소 세 번이다. 침례 요한이 예수님을 유월절 ‘어린양’으로 선언한 것도 요한복음에만 등장한다.(1:29, 36) 요한복음은 십자가의 명패가 당시 문화권을 대표하는 세 언어로 쓰인 것을 소개한다.

그가 ‘나사렛 예수 유대인의 왕’을 넘어 ‘세상의 왕’임을 선포하는 것이며,(19:19) 온 세상을 향해 ‘예수는 그리스도’라고 밝히는 것이다. 십자가에서 “다 이루었다”고 선언하심으로 이 죽음이 성육신의 완성이심을 밝힌다.(19:30) 부활은 사명의 완성으로 나타내는 마지막 표적이었다.

요한복음에서 부활하신 예수가 선포하신 “성령을 받으라”는 새로운 창조를 의미한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숨을 내쉬며 이르시되 성령을 받으라”(20:22)고 하셨는데, 창세기의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으시니”(창 2:7)를 연상시킨다. 성령을 받는 것은 새롭게 창조되는 것이다.

오늘을 살아내야 하는 나의 현재 상황이나 존재의 가치와는 상관없이 요한복음은 과거도 미래도 현재인 ‘현재성’을 강조한다. 보혜사 성령과 영생은 미래의 천국을 지금 이곳 나에게 현재화하는데, 이 확신이 요한복음서가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다.

‘예수는 그리스도이시다’라는 우주적 선포만으로도 내 안에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진다. 가파른 요한복음의 골짜기에서 마주한 예수님의 희생적 죽음도 과거의 사건이 아닌 지금 나의 현재가 되기 때문이다. 이 영존하는 로고스로 인해 팍팍하고 답답한 오늘도 거뜬히 살아내시기 바란다. 십자가와 성령, 영생, 천국은 모두 지금 나의 것이다.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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